그럴 때 있으시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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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양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12월 27일 (금) 13:49 판 (인상적인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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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있으시죠(책)
제목 그럴 때 있으시죠?
원제
저자 이제동
옮긴이
그린이
출판사 나무의마음
출간일 2016.10.25
쪽수 352
ISBN13 9791195906802
ISBN 1195906803
그럴 때 있으시죠?

1 책 소개

김제동 에세이로 공감가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적혀있다.

2 이 책을 읽은 이유

기술을 좋아하지만 기술에만 둘러쌓이면 가장 중요한 사람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기술은 항상 "인간적인" 기술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내 마음을 터치하고 싶었다.

3 읽은 시기

2019년 12월 19일 ~ 12월 20일

4 인상적인 글귀

저는 사람들이 웃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제 인생 목표는 모두가 함께 웃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웃을 수 없는 분들, 공정하지 못하고 불합리한 사회문제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도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

저에게 사회문제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귀결되는데, 제가 사회문제를 말하면 정치적이라며 비난받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민주공화국의 시민은 모두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 삶의 조건을 결정짓는 정치에 주권자인 우리가 관심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제가 정치 얘기를 계속하는 이유는 한 가지예요.

- 6~7쪽
신영복 선생님이 쓰신 책 <담론> 마지막에 독버섯 이야기를 소재로 한 외국 동화가 나오더라고요.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래요.

등산을 하던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등산용 스틱으로 버섯을 툭툭 치면서 이야기해요.

"잘 봐, 이게 독버섯이야. 먹으면 죽어."

아들이 그 얘기를 듣고 "아, 이게 독버섯이구나!" 하고 지나갔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어린 독버섯이 충격을 받고 쓰러지면서 말했습니다.

"아, 내가 독버섯이구나. 난 누군가를 죽이는 존재구나. 내가 저렇게 예쁜 애를 죽일 수 있는 존재라니!"

어린 독버섯이 슬퍼할 때 곁에 있던 다른 독버섯이 친구의 어깨를 받치며 이야기했습니다.

"아니, 저건 식탁 위의 이야기고, 인간의 논리야. 넌 내 친구야. 넌 쟤네 먹으라고 태어난 게 아니고 나랑 친구하려고 태어난 거야."

이 이야기를 읽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버섯의 존재 이유는 버섯의 시각에서 판단해야 하고, 내 존재 이유는 내가 가장 잘 알잖아요. 그러니 남의 논리에 지나치게 휘둘릴 필요 없어요.

- 17~18쪽
어느 무대에 서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그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거나 제가 대신 하려고 한 게 통했던 것 같아요.

- 23~24쪽
그럴 때 있으시죠? 뭔가 말하고 싶은데, '에잇, 됐어. 나만 그렇겠어.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싶을 때. "너만 그러냐, 다 그렇게 사는 거지" 이런 소리 들을까봐 '그냥 아무 말 말자' 싶을 때. 어디 가서 혼자 실컷 울면 좀 나을까 싶은데 막상 울려면 눈물도 잘 안 나올 때. "매일 그렇진 않다"고 쓱 변명도 해볼 때. 여기 그런 사람 한 명 추가합니다. 그냥 추가합니다.

- 31쪽
그럴 때 있으시죠? 가끔 몸과 마음이 한 번에 무너질 때.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을 때 떠오르는 말이 있어요. "너는 너의 상처보다 크다." 오늘 이 말이 저에게 가장 절실했어요. 저와 같은 마음들에게 마음으로 전해요.

- 54쪽
이성에게 고백할 때는 간단합니다. '나에게 고백할 자유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거절할 자유가 있다. 그것만 알면 연애는 끝입니다.

- 64쪽
어떤 분이 만난 지 6개워루 만에 차였다면서,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는 법을 물었어요.

"이틀 전에 헤어지고 집 앞에서 동네가 떠나가라 울어서 사람들이 다 저를 쳐다봤어요.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밥 먹은 걸 소화하는 데는 서너 시간이 걸려요. 하물며 사람을 6개월 만났는데, 이틀 안에 어떻게 잊겠어요. 한끼 먹은 음식도 소화하려면 몇 시간이 필요한데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 거잖아요.

- 67쪽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세요?
어떻게 하면 막히는 도로를 가장 빨리 갈 수 있을까요?
생각하셨어요?

여러분의 생각도 궁금하네요.

거기에서 1등한 문장이 뭐였냐 하면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간다"였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다ㅁ보면 시계가 잘못됐나 싶을 만큼 시간이 빨리 지나가버릴 때가 있잖아요.
물리적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가 좁혀졌을 때, 그러니까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 시간도 잊고 공간도 잊는 놀라운 마법을 경험하는 거지요.
사실 제가 연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실수담이 많아서예요. 야구도 지고 난 다음에 회의가 길고 배울 게 많거든요.

- 98쪽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대하고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대하라.' 이런 말이 있죠. 그 말도 좋은 말이긴 하지만, 
'남에게도 봄바람처럼 대하고 나에게도 봄바람처럼 온화하게 대하자. 내 안에 있는 못난 모습들, 나만큼은 따뜻하게 바라봐주자.'

이게 제 목표입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목표가 하나씩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106쪽
(중략)

그러면서 정혜신 박사님이 저에게 '상처받은 치유자'라는 말을 했어요. 이 정도로 아팠으면 누구를 만나든 상담할 수 있을 거라고요.

- 111~112쪽
'나를 좀 잘 봐주자.'
'나 자신과 너무 드잡이하지 말자.'
'나를 너무 모질게 대하지 말자.'

부모님과 사이가 안 좋으면 잠시 집을 나가면 되고,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면 그만두면 되지만, 내가 나 자신과 사이가 안 좋으면 사실은 도망갈데가 없어요. 꼴 보기 싫은 사람과 하루 종일 같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 113쪽
제가 읽은 책에서 어떤 수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어떤 감정이 찾아오든지 당신 안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잘 재우고,
'나 갑니다' 할 때까지 잘 쉬게 해줘라.
오면 맞이해주고 가면 잡지 마라.
그런데 그 감정을 거부하거나 문 앞에 세워놓고 싸우면
그 아이가 잘 안 가니 어떤 감정이든 잘 재워줘라."

- 117~118쪽
좌절과 고난의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은 뭘까요? 이거 사실 힘들죠. 저는 국진이 형과 재석이 형에게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재석이 형이 제게 자주 해주는 얘기가 있어요.

"나 같아도 그런 마음이 들겠다."

위인전 같은 얘기라서 하기 싫었지만, 어떤 충고나 조언보다 훨씬 더 깊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게 바로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으로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은 인간 감정의 가장 근원적인 욕구가 아닐까 싶어요.

- 119~120쪽
2014년 8월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우리나라를 방문했습니다. 교황께서 한국에 오신다고 해서 그분의 글들을 여러 번 찾아 읽었는데요, 저는 그중에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라는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교황' 하면 왠지 되게 위대하고, 아무에게나 부탁할 것이 없고, 스스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이거나 평범한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교황께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하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을 때 '아, 이분도 그냥 우리처럼 가끔씩 약해지는 살마이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분이 더 위대하게 보였습니다. 또 자신의 약한 부분을 드러내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고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면 정말 강하고 훌륭한 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123~124쪽
제가 요즘 숲해설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많이는 못했고 책을 조금 읽었는데요.
어치라는 새는 나무 열매를 주로 먹는데
먹고 남은 열매를 묻어놓는다고 해요.

어치가 말 그대로 새대가립니다.
열매를 어디에 묻어놨는지 자꾸 잊어버려요.
그런데 어치가 묻어놓고 잊어버린 그 열매가
땅쏙에 뿌리를 내리고 튼튼한 나무로 자란대요.

그냥 땅에 떨어진 열매들은 휩쓸려내려가거나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어치가 묻어놓은 것,
다시 말하면 어치가 새대가리여서
묻어놓고도 잊어버린 열매에서는
튼튼한 나무가 자란답니다.
그걸 읽고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치가 새대가리인 것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구나!'

세상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믿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의심이 들 때
지금은 비록 사람들이 비웃는 세대가리 같고,
다른 사람들의 기준으로 보면
쓸모없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언젠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멸할 날이 올 거예요.

- 127~128쪽
노자는 "상선약수"라고 했습니다. 즉, '세상에서 가장 크게 선한 것이 물이다.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가고, 웅덩이를 만나면 채우고, 반드시 차례를 기다렸다가 서로 다투지 아니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이지요.

우리말에서도 바다를 '바다'라고 하는 이유는 다 '받아들인다'는 의미라고 해요. 더러운 물, 깨끗한 물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이니 마음이 참 넓죠.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이 물입니다.

- 149~150쪽
한자를 배우니까 재미있는 게 뭐냐 하면, 그 의미가 그림처럼 그려진다는 거예요. 사람 '인'을 세우고 그 옆에 나무 '목'을 놓으면 쉴 '휴'가 됩니다. 사람이 나무 옆에 기대어 쉬는 거예요. 그리고 스스로 '자' 밑에 마음 '심'을 놓으면 쉴 '식'이 됩니다. 그래서 휴식이라는 것이 사람이 나무에 기대서 고요히 자기 마음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한자가 참 예쁘죠?

올 '래'도 재미있어요. 나무밖에 없는 산에서 혼자 길을 잃고 서 있는데 저 멀리서 두 사람이 나를 구하러 오는 거예요.

제가 올 '래'라는 한자를 보고 울 뻔했습니다. 나무 뒤로 사람 두 명이 저를 찾으려고 걸어오는 장면을 상상하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상하죠, 저란 사람.

- 155~156쪽
우리가 보통 특권을 잡는다, 특권을 휘두른다, 특권을 쥔다고 얘기를 하는데, 이 '특'도 가만 보면 소 '우'에 오래 지키고 서 있을 '사'가 만난 거예요. 우두머리 소가 아니면 어미 소나 아비 소가 언덕 위에 지키고 서서 자기 무리를 살핀다는 뜻이죠. 기본적으로 이 소는 희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통 특별하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특'은 어느 누가 '위대하다'는 뜻이 아니라 뭇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다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자리와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 거예요. 사람들을 보살피고 지켜보기 편하게 해주려고요. 낮은 곳에 있으면 늑대든 이리든 방어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높은 곳에 올려놓은 것이지 자기가 잘나서, 특별해서 높은 자리를 주는 게 아닙니다.

- 158쪽
저는 다른 것은 잘 모르겠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경영을 하든지 회사 정책을 이야기할 때, 누군가의 매형이고, 누군가의 아빠이고, 누군가의 엄마인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걸 아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회사를 경영했으면 좋겠습니다.

더운 날 더운 곳에서 일하고, 추운 날 추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이만큼 편하게 살 수 있어 참 감사하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인잔적 존엄과 가치를 인정해주는 그런 날이...

- 202쪽
무턱대고 이렇게 말하면 안 되죠.

"나도 너만할 때는 가난했어."
"나도 해봐서 알아."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해."

이렇게 얘기하는 건 약 올리는 것밖에 안 됩니다. 미안하다고 하는 게 먼저죠. 앞서 살아온 우리가 만들어놓은 세상이지 않습니까.

- 206쪽
제가 얼마 전에 <풀꽃도 꽃이다>의 저자 조경래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직업의 가치에 대해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히서다라고요.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해요. 고등학교 나온 사람하고 대학교 나온 사람의 임금 차이가 평균적으로 400만 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더 이상은 안 돼요. 많으면 100만 원. 적으면 60,70만 원 정도로 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핀란드와 같은 선진국들은 다 그렇게 하고 있어요. 의사의 1시간, 대학교수의 1시간과 길을 고치는 사람의 1시간의 노동은 같다는 겁니다. 그 개념을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은 시행하고 있습니다."

- 209쪽

P.S. 적어도 1달 동안 열심히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삶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의 임금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 이는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대 임금격차를 100만 원으로 하는 건 아직까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솔직한 내 생각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까지 노동계약이 '노동력을 파는 것이지 인격을 파는 것이 아니다'하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우리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일을 할 때 인격을 파는 게 절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돈 많다고 함부로 행동하고 돈 없다고 무시당하는 것은 돈이 문제라기보다 우리 사회가 아직 인간의 존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215쪽
권력이 시민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 그들이 가진 힘이 우리 국민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우리는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섬겨야 할 시민임을 알려주는 것. 뭘까요? 바로 투표입니다.

- 227쪽
가끔 그럴 때 있으시죠? 딱 공감되면서 내 얘기 같은 영화가 있잖아요. 저는 이번에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란 영화를 봤는데요, 주인공이 혼자 사는데, 어디 갔다 오면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집에 들어가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가끔 저도 그래본 적이 있기 때문에 백 번 천 번 그 심정을 이해합니다.

일하고 집에 들어와서 "다녀왔습니다"라고 이야기했을 때, 
"오늘 고생했다" "아이고, 힘들었지" 이 말 한마디 들으면서 사는 것

그게 사실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 한마디 해줄 수 있다면, 그런 따뜻한 말 한마디 들으면서 사는 게 인생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침반을 보면 바늘이 계속 불안한 듯 흔들리잖아요. 끊임없이.
나침반 바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방향을 제대로 가리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제 소명을 다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뜻이죠.
그 바늘이 멈추면 나침반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지는 거예요.
그러니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셔도 됩니다.

멋있는 말이죠?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어쨌거나 흔들리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란 얘깁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느끼는 갈등도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내가 지금 방향을 제대로 잡아가고 있구나!'

- 246~247쪽
모든 걸 떠나서 우리, 서로의 상처와 두려움을 함께 치유해나갈 수 있고, 우리 각자가 그런 치유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약한 점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실제로는 훨씬 더 강해진다는 것. 그런 생각을 한번쯤 마음에 새겨보면 굉장히 마음에 편해질 때가 있더라고요.

- 252쪽
살면서 나하고 싸운 사람 집 앞에 똥 싸주겠다는 사람, 그런 사람 한 명만 있으면 충분히 괜찮은 인생 같습니다. 저는 그렇더라고요.

- 257쪽
"왜 '맛이쎅 드세요'라는 말 대신 '맛보아주세요' 라고 말씀하십니까?"

"모든 사람이 부처라고 생각하고 정성껏 음식을 만드는 건 우리의 몫이고, 음식을 먹고 맛이 있느냐 없느냐 판단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거기에서조차 강요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때 제가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아, 그런 것이구나!'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자기의 불안 요소를 없애는 것도 사실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한 '거기'란 남의 평가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 웃기는 말을 하고 싶을 때 내가 웃기다고 생각하면 과감히 뱉어내는 것, 웃고 안 웃고는 엄밀히 말하면 듣는 사람들의 영역이라는 것, 그래서 '왜 저 사람이 웃지 않을까?' '난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며 그 사람이 웃는지, 안 웃는지에 너무 마음을 뺏기지 않는 것, 나와 소통했으면 그걸로 끝난 것,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 단순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260~261쪽
- 260쪽
시는 말이야, 한 줄도 버릴 게 없어.

- 268쪽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가끔씩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본다고 합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나의 영혼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뒤를 지켜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도 인디언들처럼 내 안에 있는 내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또 내가 원하는 속도는 적절한 것인지 한번쯤 뒤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도 탁구 치고, 오락하고, 책 읽고, 뒹굴뒹굴 마음껏 좀 놀았습니다.

급하게 가려던 마음, 잠깐만 멈춰보세요. 경운기를 운전하시던 아버님처럼 우리 뒤에 매달려 있는 불안과 괴로움, 우울함, 이런 아이들도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지켜주는 그런 날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내안에 있는 다른 나도 인정받을 자격이 충분한 또다른 내 모습들이니까요.

- 272쪽
사람은 말하는 것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중요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아무 생각도 안 하는 시간이
정말로 중요한 순간이다.

- 274쪽
함께 울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공감의 최고봉이라고 생각해서요.

- 294쪽
미국도 중국도 완벽한 힘의 우위를 갖지 못할 때, 우리가 주도적으로 통일을 하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어요. 미국도 우리와 합력해야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고, 중국에게도 우리의 힘이 필요할 테니까요.

그때는 우리가 주머니에 손 딱 찔러 넣고, 미국하고 이야기할 때도 "알았다. 잘 생각해볼게. 우리가 결정할게. 대외 문제에서는 미국 니들 정책에 협조해줄게. 그러나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마라." 할 수 있겠죠. 그런 걸 자주적 한미동맹이라고 합니다.

중국에 가서는 "알았다. 잘 생각해볼게"하고, 조금만 수틀리면 "이런 정책은 미국 편들 수가 있다. 그러면 니들 곤란해진다. 잘 생각해라" 그러는 거죠.

통일대한민국을 만들어서 딱 버티고 서 있으면 전 세계 누구도 우리나라를 함부로 건드리지 못합니다.

- 303~304쪽
"잊지 않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의미는 없습니다. 의미 없어요.
다만 사람이니까 그러는 겁니다. 사람이니까.

- 307쪽
양친을 잃은 사람을 이르는 단어도 있고, 남편을 잃은 사람을 이르는 단어도 있고, 부인을 잃은 사람을 이르는 단어도 있지만, 자식 앞세운 사람을 일컫는 단어는 없습니다. 그 말이 없는 이유는 아마 그 슬픔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절절한 심정을 이해받고 위로받지 못할 때 느끼는 고통을 제가 다 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겠지요. 다 안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니까요.

- 313쪽
내가 정말 힘들면 그때는 반드시 누군가가 와서 나를 도우리라는 믿음. 저는 그것을 심리적 복지라고 말하는데요. 슬플 때 혼자 있지 않다. 내가 힘들 때 혼자 있지 않다. 내가 그런 사람이면 내 옆에도 반드시 그런 사람이 있다, 그런 게 저는 진짜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 315쪽
"고통받는 자들에게 충고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그들에게 멋진 설교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다만 애정 어리고 걱정 어린 몸짓으로 조용히 기도함으로써, 그 고통에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곁에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조심성, 그런 신중함을 갖도록 하자. 자비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경험들 가운데 가장 정신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다."

- 347쪽
"혼자만 행복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내가 누군가의 불빛이 되어줄 때 또다른 누군가가 나의 불빛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를 안전하게 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라는 제동씨의 말처럼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이가 낯선 사람이 아니라 한 가족으로서 슬픔도 기쁨도 함께 공유하며 살아가는 기쁨을 갈망합니다."

(중략)

담벼락 철조망에 앉은 잠자리 한 마리를 보고 '아, 가벼워서 저렇게 뾰족한 철조망 위에도 앉아 있을 수 있구나! 내 고민이 너무 크고 무거워서 스스로 여기 저기 찔리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조금 가볍게 살아보자'라는 그 표현에 나의 눈길이 가만히 머물렀습니다.

'그냥 거기 있었을 뿐이지만 그 모습만으로 위로가 되었던 잠자리처럼. 험한 세상 위에 가볍게 앉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존재, 우리도 한번 그렇게 살아봅시다!'라는 초대의 글귀를 읽다가 울컥 했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누군가가 주저앉아 울고 있으면 일단은 묻지 않고 함께 어깨를 겯고 우는 거, 누군가가 기뻐 웃고 있으면 그 옆에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당신이 기쁘면 나도 기쁘다 하는 거' 그게 바로 평화가 아니겠냐는 이야기에 깊이 동의합니다.

'겁나고 밉지만 밥은 주는 게 사랑 아닐까?'라는 말에 '맞아요. 옳아요'라고 맞장구치고 싶네요.

- 348~349쪽
'어둡다고 불평하는 것보다 촐불 한 개라도 켜는 것이 낫다'라는 격언을 우리 함께 기억하기로 해요. '내가 아니면 누가?' '지금 아니면 언제?' 하는 솔선수범의 태도로 선한 노력을 계속합시다!

- 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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