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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책)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책)
제목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 퇴진 요정 김민식 피디의 웃음 터지는 싸움 노하우
원제 상동
저자 김민식
옮긴이 없음
그린이
출판사 푸른숲
출간일 2020.02.19
쪽수 296
ISBN13 9791156758112
ISBN 1156758114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 퇴진 요정 김민식 피디의 웃음 터지는 싸움 노하우

목차

1 1부. 회사를 사랑한 딴따라

1.1 우주에서 제일 좋은 회사

1.2 회사를 사랑하게 된 딴따라

1.3 위기가 가져다준 기회

1.4 어쩌다 보니 부역자

1.5 저는 이번 파업, 반대합니다

1.6 결전의 막은 오르고

1.7 [우리의 일이 놀이가 되려면] 노동자가 행복한 나라

2 2부. 비겁하게 건사하느니 멋지게 진다

2.1 언론인이냐 용역 깡패냐, 인생은 선택이다

2.2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자리

2.3 사장님, 어금니 꽉 깨무세요!

  • 김재철 사장은 조직을 길들이기 위해 상대평가와 함께 최하등급 강제할당제를 도입했다. 이는 어느 부서든 구성원의 5퍼센트는 인사고과에서 최하등급을 주는 제도다. 부서마다 혼란이 일어났다. 갑자기 상대평가에 강제할당이라니 누구에게 최하등급을 줘야 하나? 피디나 기자는 일의 특성상 결과가 수천만 시청자에게 드러난다. 매일 시청률이라는 평가를 받아드는 사람들이다. 건성으로 일할 수 없는 직종이다.
  • 결국 어느 제작 부서에서 신입사원들에게 최하등급을 몰아줬다. 고참 연출들 대신 막내 조연출들이 최하등급을 받았다. 낮은 시청률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프로그램을 끌고 가는 고참 연출이지 신참 조연출이 아닌데 말이다. 신입 조연출이 일을 못 했다면 그것은 조직이 일을 잘못 가르친 탓이지, 본인 잘못이 아니다.
  • "너희들은 승진하려면 아직 멀었으니까 굳이 좋은 고과 받을 필요 없잖아?", "너희는 시글이라 가족 부양의 부담이 적잖아?" 학교에서는 성적으로 상위 5퍼센트 안에 들었는데, MBC에 입사하자 막내라는 이유로 하위 5퍼센트의 낙인을 찍었다. 공정하지 않은 처사에 어린 후배들이 분노했다.
  • <뉴 논스톱>은 초반 여섯 달 동안 평균 시청률이 7퍼센트 대였지만, 회사에서 믿고 기다려준 덕에 후반에는 시청률 20퍼센트를 넘겼다. <무한도전>이 성공해서 10년째 롱런했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무한도전> 전신인 <무모한 도전> 시절, 초반 여섯 달 동안 부진했음에도 회사가 실패를 용인하고 기다려주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하여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다만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하다. 그러한 풍토 속에서 사람이 주저없이 리스크를 무릅쓰는 것은 당근을 원해서도 채찍이 두려워서도 아니다. 그저 단순히 자신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 야마구치 슈, 김윤경 옮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다산초당, 69쪽

2.4 회사 복도에서 벌인 신명 나는 굿 한판

2.5 즐겁고, 독특하고, 당돌하게 싸운다

  • 흔히 감독을 다 지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일일이 지시하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할 일이 없어지고, 자발적으로 일하는 재미가 사라진다. 필요한 장비가 무엇인지 전문가가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나는 카메라 장비가 어떤 게 있는지 잘 모른다.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 보면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촬영 준비에서 연출의 역할이 그렇다. 단지 거들 뿐이다. 절대 명령하거나 지시하지 않는다.

2.6 마이크를 든 자객

2.7 나를 돌아보게 만들어준 검사님들

2.8 꼴찌를 목표로 달리는 마라토너

2.9 깜깜한 수로를 건넌 자만이 빛을 발견한다

2.10 진 싸움에서 배운 교훈

  • 시청률 부진만큼 피디에게 힘든 게 없다. 조기종영을 겪은 어떤 드라마 피디는 플랫폼으로 진입하는 지하철만 보면 뛰어들고 싶어 한 동안 전철 대신 택시를 탔단다. 조기종영도 당해보고, 시청률 부진도 다 겪어봤지만 여전히 나는 드라마 피디로 산다.
  • 조연출 시철, <가문의 영광>과 <논스톱>을 조기종영으로 말아먹은 바가 있다. 두 번의 실패를 통해 시드콤에 대해 많이 배웠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도전한 프로그램이 <뉴 논스톱>이다. 연출은 참 행복한 직업이다. 대박이 나면 명성을 얻고, 쪽박이 나면 경험을 얻는다. 편성이 불리하다고, 대진 운이 나쁘다고 드라마 연출 기회를 피한 적은 없다.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게 인생이다.
  • 파업 전면에 나서 싸우는 나를 보고 이런 충고를 해주는 선배가 있었다. "영리하게 굴어. 승산도 따지면서 살아라. 그러다가 다칠까 겁난다."
  • 승산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지 않는다. 싸워야 할 때 달아나지 않는 것이 인생에 대한 예의다. 승패에 집착하기보다 과정을 즐긴다.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때로는 처참하게 질수도 있다. 그것 역시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살면, 도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기는 싸움만 하려고 들면, 승산이 없을 때마다 달아나게 된다. 그렇게 도망 다니며 살면 인생에서 배우는 게 없고 남는 게 없다. 지는 싸움에서 더 크게 얻는다. 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2.11 [우리의 일이 놀이가 되려면] 백수가 행복한 나라

3 3부. 우아하게 반격하는 법

3.1 싸움의 유머

  • 힘든 시기가 계속될지라도 웃음을 잃지 말자고 다짐한다. 힘든 때일수록 웃음의 힘으로 버텨야 하니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때는 일단 웃고 보련다. 코미디 피디는 우리 시대의 광대다. 광대가 웃음을 잃어버리면, 희망은 어디에 있겠는가.
  • 박근혜도 그랬다. 의원 시절에는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여론의 눈치를 살폈으나 정작 대선 후보가 되고 당선이 된 후에는 양대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언론은 이른바 '기레기'가 됐다. 그런데 너무 잘 드는 칼은 스스로를 베기도 한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망가뜨리자 권력이 타락했다. 결국 언론장악은 보수정권의 패착이 됐다.

3.2 세상을 바꾸려면 세상을 긍정하라

  •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힘들다고 하셨는데요.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이 어디에서 출발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세상을 긍정하느냐, 부정하느냐.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을 긍정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노력한 사람은 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도 좌절하지 않습니다. '그래,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뭐' 하고 가볍게 마음을 돌이킵니다.
  • 그러나 세상을 부정하고 '이런 세상에서는 죽어도 못 살겠다. 괴로워서 못 살겠다. 반드시 바꿔야만 해'라고 마음먹은 사람은 그 시도가 실패하면 좌절하고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만 쌓입니다. 이건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데 좋은 자세가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긍정하고, 다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따름입니다. 그래야 상처가 깊지 않습니다.
  • MBC 기자, 피디, 아나운서 들은 1,00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MBC에 입상한 아주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체제 불만 세력이나 사회 전복 세력이 아니다. 입시와 공채 시스템에서 가장 혜택받은 사람으로서 더 좋은 회사를 만들어 좋은 세상으로 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 마음을 세상이 몰라준다고 해서 낙담할 이유가 없다. 그 열정을 기억하고 우리 마음 변치 않는다면, 언젠가 세상은 반드시 더 좋아질 테니까.
  • 세상을 바꾸려면 세상을 긍정하는 데서 시작하라는 법륜 스님의 말씀에서 다시 버틸 힘을 얻었다.

3.3 마지막 엔딩은 우리가 먹는다!

3.4 긍정의 화신으로 살아가기

  • 저자(긍정의 배신) 바버라 애런라이크는 그와 같은 긍정주의에 일침을 가한다. '시스템이 공정하지 못한데 개인의 노력 따위가 무슨 소용이야. 긍정주의는 경제적 불평등과 빈곤을 가리는 도구일 뿐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도 긍정의 마약을 취해 위기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 탓이다'라고 말한다.
  •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가 근면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저자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 부지런하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생계를 꾸릴 수가 없으니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겸업하는 이도 있다. 마치 회사원이 퇴근한 뒤 밤에 대리운전을 하는 것처럼, 이들은 주말에도 일을 나간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아껴도 최저임금으로는 치솟는 물가와 집세를 따라잡을 수 없다.
  • 가난하니까 보증금을 걸고 집을 구할 수 없어 결국 일주일 단위로 방을 빌리면서 비싼 방세를 문다. 매주 여관비가 나가니까 목돈을 마련할 여지가 없다. 격한 육체노동에 시달리고 주말에도 일을 하니 종일 피로하다. 누워도 너무 피곤해서 잠이 안 온다. 술에 의지해 잠을 청하니 건강을 날로 악화된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은 의료보험료가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이 없어 병원을 자주 가지도 못하고 제때 검진도 못 받는다. 결국 작은 병ㅇ르 큰 병으로 키우고, 약값으로 때울 것을 수술비로 막는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이것이 바로 <노동의 배신>이다.
  • 2012년 파업 후, MBC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내게는 '노동의 배신'이었다. 회사를 지극하게 사랑한 사람들이 여섯 달이 넘도록 월급을 포기하고 언론을 탄압하는 정권과 싸웠다. 반대로 부역자들은 조직이야 망가지거나 말거나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고 자리를 탐했다. 언론인으로서 사명감이 투철하고 직업적 윤리가 높았던 이들은 비제작부서로 쫓겨났다. 방송인으로서 윤리의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조직에서 승진을 거듭했다. 그 광경을 보다 못해 퇴사를 선택한 이들도 많다. 나는 꿋꿋이 버텼다. 아니, 오히려 그럴수록 웃으면서 회사에 다니고, 복도에서 만나는 부역자들에게 "승진 축하드립니다!"하고 능글거리며 인사를 건넸다. 이건 루쉰에게 배운 자세다.
  • "중국의 문호 루쉰은 자신의 어느 작품집 후기에 '질 나쁜 이기주의자들을 조금이라도 기분 나쁘게 만들기 위해 살고 있다'고 썼어요. 저도 몹시 공감합니다. 5.18 희생자들이 아직까지 시달리고 있는 어느 한편에서 전두환 같은 사람이 잘 먹고 잘살고 있다는 게 나는 불편하고 싫어요. 제가 일본에서 소수자로 살면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온 이유가, 내가 미워하는 부정의한 나쁜 놈들이 조금이라도 기분 나쁘게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희망이 있는지 없는지는 다른 문제예요. 희망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간다는 것이 루쉰이 내게 준 가르침입니다."
  • <긍정의 배신>을 읽고도 '긍정의 화신'으로 산다. <노동의 배신>을 읽고, 양심을 지키며 일하는 기자와 피디들이 쫓겨나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 회사에서는 항상 웃으면서 다닌다. 나쁜 놈들 기분 나쁘라고.

3.5 손석희 저널리즘의 출발선

  • 손석희가 일류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손석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인터뷰다. 이 무기가 강력한 이유는, '이 인터뷰로 출세나 이득을 바라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얻으려 하지 않음으로써 언론인으로서 가져야 할 모든 것을 얻은 것이다.
  • JTBC가 손석희를 영입한 계기는 무엇일까?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 이후 지난 몇 년간, 지상파 3사, 종편 4사, 보도채널 2사 등 총 아홉 개 채널의 뉴스 톤이 다 똑같았다. 2012년 대선 결과는 52대 48이었으나, 아홉 개 방송은 모두 52퍼센트의 국민만 대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48퍼센트에 속했던 사람들은 아예 뉴스를 보지 않거나, 대안 방송을 찾거나, 팟캐스트로 옮겼다. 이런 상황에서 48퍼센트를 대변하는 방송이 나오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

3.6 최후의 보루를 지키는 사람들

  • 그랬던 MBC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망가진다. 공공재란 누구 한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의 재산이란 뜻이다. 그러나 방송이라는 공공재인 MBC에 권력에 아부하는 정치부 기자를 사장으로 내정하고, 그 사장은 내부의 하수인들과 함께 MBC를 망가뜨린다. 그 대가로 겨우 보직이니 해외 특파원이니 하는 작은 콩고물을 얻어먹는다. 반대하면 해고시키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부르짖은 노조도 탄압한다.
  •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을 읽다가 지난 몇 년 동안 공공재 몰락이 세계적인 현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공'이란 원래 아름다운 말이다. 생존, 행복, 자유, 품위 있는 삶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내 운명은 다른 사람들의 운명과 함께 묶여 있으므로, 모든 사람은 서로에 대한 책임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3.7 슈퍼 히어로를 만드는 방법

3.8 사람이 되긴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 흔히 최고의 상사는 '똑게(똑똒하지만 게으른 상사)' 이고 최악의 상사는 '멍부(멍청하지만 부지런한 상사)'라고 한다. '똑게'와 '멍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20~30대 시절에 치열하게 일하며 스타 피디로 이름을 날리던 사람은 본부장 자리에 앉으면 게으른 리더가 된다. 20대 시절부터 그는 혼자 알아서 일했다. 어차피 일은 현업 피디가 알아서 한다고 생각해서 본부장이 되어도 후배들에게 제작 자율성을 보장해준다. 반대로 능력이 덜어져 제대로 일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나이 50에 뒤늦게 찾아온 기회에 최선을 다한다. '멍부'는 일을 스스로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남들도 쪼아야만 일한다고 생각한다. 피디를 제치고 제작사를 직접 만나 편성을 내준다. 말도 안 되는 기획을 가져와 후배에게 지시를 내린다. 후배가 난색을 표하면 '저놈은 원래 나를 무시했다'며 변방으로 내쫓는다. 가슴에 한을 품고 살면 괴물이 되기 십상이다.
  • 올림픽 기수 중에 회사 업무에서 밀려난 이들이 세상이 바뀌자 괴물로 변해 후배들에게 달려들었다. 내가 그렇게 변할까봐 너무 두려웠다. 회사를 향해 분노를 키울 게 아니라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이러다가 MBC에서 잘릴 수도 있었다. 이 나라에서 나를 받아주는 곳이 아무 데도 없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 기회를 찾아야겠다는 새각에 <중국어 첫걸음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사서 본문에 나오는 회화를 싹 다 외웠다. 중국어 공부는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주조정실에서 겨우 찾은 돌파구였다.
주조정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드라마 테이프 입고 시간을 확인하거나 방송을 송출하는 것이다.

3.9 낯선 이들의 작은 호의와 응원

  • 오늘 이 자리는 여러분이 해고된 저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여러분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기자가 아니라 시청자가 됐거든요. 형편없는 MBC 뉴스 보면서 혀만 끌끌 차면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MBC 안에서 망가져가는 조직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고, 권력에 굴종하는 더러운 세력과 싸우다가, 그러다 징계까지 받으면서 버텨내야 합니다. 후배 여러분이 저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만난 그분이 제게 했던 말, 그대로 제가 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저를 위로하지 마세요. 제가 위로하겠습니다. 여러분 힘내십시오. 늘 응원하겠습니다. - 박성제,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 푸른숲, 247,248쪽

3.10 복수는 버티는 자의 것이다

  • 누군가 나쁜 소식을 가져왔을 때, 절대로 메신저에게 분을 풀면 안 된다.
  • 잘못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기 전에 당장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화를 내면 아무도 내게 나쁜 소식을 전해주지 않는다. 주위에 입바른 충언을 하는 사람도 사라진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고독한 폭군만 남는다. 내 행동에 아무도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면 내가 완벽한 상사라서 그런 게 아니라, 포악한 리더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직언을 꺼리는 것은 공포심 때문이다.
  • 직장생활의 가장 나쁜 점이다. 바른말하면 쫓겨나고, 나가면 죽는다고 겁을 준다. 그렇게 겁을 주면, 입을 다문다. 조직이 망가지는 지름길이다.
  • 2012년 MBC 경영진은 해고를 남발했다. 그 기준은 앞장서서 싸우느냐, 뒤로 빠지느냐였다. 앞장서서 싸운 사람을 본보기로 자르면, 굴복하고 복종하는 사람만 남는다. 방송사에 입사해 기자로, 피디로 자부심을 가지고 살던 사람들의 꿈을 죽인 것이다.

3.11 [우리의 일이 놀이가 되려면] ‘을’들이 행복한 나라

  • 노조는 경영진과 협업하는 파트너다. 이를 제거 대상으로 삼는다면 사내 조직문화가 경직되고, 오너 가문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은 사라진다. 그곳에서 갑질 경영의 독초가 자란다.
  • 나라의 지도나자 한 단체의 리더가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그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아줄 수 있는 참모가 옆에 있어야 한다. 당장은 심기가 불편할지 몰라도 그들의 고언이 결과적으로 리더를 옳은 길로 이끌기 때문이다. - 박창진, <플라이 백>, 메디치미디어, 51쪽
  • 개인의 삶이 힘들 땐, 믿어야 한다. '이러한 고통이 내게 주어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고통을 극복한다면,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 '불의를 피해 달아난다면, 훗날 스스로를 마주할 수 없을 것이다.'
  • 운명이 멱살을 잡고 패대기칠 때 어떻게 할까? 책을 읽으며, 혹은 글을 쓰며 답을 찾는다. 궁형을 받은 후 첩거하며 <사기>를 쓴 사마천, 감옥에 갇혀서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유배 중에 수많은 저작을 남긴 정양욕, 책의 세계에는 불운이 느닷없이 나타나 패대기칠 때, 달아나지 않고 '맞짱' 뜨며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도 많다.
  • <플라이 백>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 <The Gratest Love of All>의 가사가 나온다. 이 노래를 자주 들었지만, 여기서 말하는 "가장 위대한 사랑"이 나 자신이라는 것은 몰랐다. 책을 읽고 결심한 작은 실천. 앞으로 살다가 힘든 일이 있으면 이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음미할 것이다.
나는 가장 위대한 사랑을 나 자신 안에서 발견했어요.
가장 위대한 사랑을 얻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가장 위대한 사랑이니까요.
  • 싸움의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이다.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 것은 나를 죽이는 일이다.

4 4부. 적들에게 괴로움을, 우리 편에게 즐거움을

4.1 본진에 쏘아 올린 작은 공

4.2 협력의 진화를 위한 한 번의 응징

  • 1984년 미시간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로버트 액설로드는 전 세계 게임이론가, 컴퓨터공학자, 경제학자, 그리고 심리학자 등을 상대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얻을 수 있는 전략을 공모했다... 이 리그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얻어 승리한 전략은, 제출된 전략들 중에 가장 간단한 형태의 전략이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Tit for tat(이하 TFT) 전략'이 그것이다.
  • TFT 전략은 다음과 같은 아주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다.
1. '협조'로 게임을 시작한다.

2. 게임이 반복되는 경우, 상대방의 이전 행동을 그대로 따라한다. 즉 상대방이 바로 전 회에 '협조'를 했으면 자신도 이번 회에 '협조'를 하고, 상대방이 전 회에 '배신'을 했으면 자신도 이번 회에 '배신'을 한다. 

다시 말해 TFT 전략은 선하게 게임을 시작한 후, 상대방의 호의에는 호의로, 악의에는 악의로 대응한다는 '상호성의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
  • TFT 전략이 살아남는 조건은 단순하다. 내가 '협력'을 선택했을 때 상대가 '배반'이라는 카드를 내밀면, 다음엔 나도 '배반'이라는 카드로 상대를 응징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배신에 무조건적을오 협력만 계속하면 나는 '호구'가 되고, 상대방은 배신을 밥 먹듯 하는 승자가 된다. 이기적인 배신자를 승자로 만들면 주위에 악영향을 끼친다. 모두가 승자의 전략을 따라 할 테니까. 모든 구성원이 배신의 전략을 택한다면 그 사회 시스템은 붕괴하고 결국 전체가 패자로 전락한다.
  • TFT 전략은 배신한 상대방에게 배신으로 응징한다. 상호배신이 서로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알려준 후, 상대방이 협력으로 돌아서면 바로 다시 협력한다. 절도 있는 응징을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상대가 협력하는 한 거기에 맞춰 협력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지 말 것. 둘째, 상대의 예상치 않은 배반에 응징할 수 있을 것. 셋째, 상대의 도발을 응징한 후에는 용서할 것. 넷째, 상대가 나의 행동 패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행동을 명확하게 할 것.

- 로버트 액설로드, <협력의 진화>, 시스테마, 43쪽
  • 그냥 둬서 좋아지는 경우는 없다.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 응징이 필용하다. 호구가 될 것이냐, 투사가 될 것이냐. 다함께 사는 길은 후자다.

4.3 싸움은 액션이 아니라 리액션

4.4 적을 내 판으로 끌어들이기

4.5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싸운다

  •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보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특성 세 가지가 있다.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거나. 그들은 간단한 걸 좋아해서 말도 줄여서 은어로 쓴다. 심지어 초성만으로 문자 대화를 나눈다. '병맛'이라는 콘텐츠에 열광한다. 재미만 있으면 되지, 굳이 의미까지 찾지는 않는다.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이유는 공채가 가장 공정한 경쟁이라고 생각하기 떄문이다. 간단하고, 재미있고, 공정한 걸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꼰대의 특성은 무엇일까? 말을 길게 하고, 재미가 없고, 불공정하다.

4.6 적들이 알려준 ‘나를 존중하는 법’

4.7 해고자들이 만든 싸움의 무기

4.8 다시, 투사가 되어

4.9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다는 것

4.10 여러분의 분노가 우리를 살렸습니다

4.11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

4.12 [우리의 일이 놀이가 되려면]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5 [부록] 김민식과 MBC 동료들, 7년 싸움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