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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트렌드 2020(책)

50,893 바이트 추가됨, 2020년 5월 31일 (일)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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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중{{책|제목=블록체인 2020, 5G부터 IoT까지, 초연결 사회를 어떻게 선도할 것인가|원제=상동|저자=커넥팅랩|옮긴이=|출판사=비즈니스 북스|출간일=2009.6.18|쪽수=384|ISBN13=9791162540886|ISBN=1162540885}} [[파일:블록체인 트렌드 2020.jpeg|300px|프레임|블록체인 트렌드 2020 (5G부터 IoT까지, 초연결 사회를 어떻게 선도할 것인가)]]
<nowiki>
19세기에는 자동차가, 20세기에는 인터넷이 있다면 21세기에는 블록체인이 있다. - 돈 탭스콧(<블록체인 혁명> 저자)
</nowiki>
== 프롤로그 ==
=== 2. 블록체인과 IoT가 만나면 ===
 
하지만 IoT에 블록체인이 적용되면 절대적인 트래픽 전송 길이가 단축되어 트래픽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중앙집중형 IoT 서비스에서는 주요 트래픽이 중앙 서버(플랫폼)와 기기 간에 흐르는 반면(도표 4-7), 분산형 I0T서비스에서는 주요 트래픽이 기기와 소비자간에 동시다발적으로 흐른다(<도표 4-8>).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어 보자. 기존의 중앙집중형 자율주행차 서비스에서는 상황 판단의 주체가 중앙 서버다. 그러다 보니 자율주행차가 운행되는 동안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의 정보를 중앙 서버에 보내 주어야 한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중앙 서버에서 가이드를 보내준다. 하지만 분산형 자율주행차 서비스에서는 스마트 계약에 따라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리는 각각의 자율주행차가 상황 판단의 주체가 된다 굳이 도로 위의 정보를 중앙 서버에 알려 주지 않더라도 자율주행차 간 정보를 주고받으며 운행된다. 물론 전체적인 서비스에 대한 업데이트가 진행되거나 변경된 정책이 적용되어야 할 때는 중앙 서버와의 트래픽 교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평소에는 중앙집중형 자율주행차보다 트래픽 전송 구간의 길이가 짧아져 트래픽의 부담을 줄이면서도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가상현실 콘텐츠 기반의 e스포츠를 중계하는 슬리버TV가 대표적이다. 슬리버TV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가 트래픽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IoT 활용을 제안하고 있다. 최근 1인 방송이 늘어나면서 고화질 동영상을 생방송 라이브로 제공하려는 수요는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고화질 영상을 다량 송출해야하는 기업들은 트래픽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슬리버TV는 자체적으로 '세타(Theta) 블록체인'을 개발했다. 세타 블록체인에서는 각 트래픽 송수신에 여유가 있는 기기들이 네트워크 대역폭을 빌려주고, 빌려준 만큼 보상으로 '세타토큰(Theta Token)을 제공받는다. 슬리버TV는 세타토큰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함으로써 트래픽 전송 비용을 최대 80퍼센트까지 줄일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체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도 고무적이다. 슬리버TV 서비스에서 자체적으로 적용한 결과 평균 45퍼센트에 달하는 트래픽이 세타 블록체인을 통해 유입되었다. 일방적으로 통신사업자 또는 CDN(Contents Delvery Network) 사업자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데이터 흐름의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File:IoT 데이터 트래픽 흐름도.jpeg|thumb|IoT 데이터 트래픽 흐름도 (중앙집중 v.s. 분산)]]
 
블록체인은 IoT에 합의 구조를 적용함으로써 중앙화된 IoT 구조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또 IoT에 인센티브 구조 기반의 암호화폐를 도입해 IoT 기기마다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 3. 공유경제와 블록체인 ===
 
현재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실증사업의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면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반으로 개인 간 전력을 거래하고 이용하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 도심 지역의 전력 생산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가 블록체인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상상해 보자. 프로슈머인 가정집은 생산한 전기 중 일부를 판매함으로써 전기요금을 줄이거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기업처럼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해 누진세를 부담해야 하는 주체는 전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File:블록체인 기반 전력거래 개념도.jpeg|thumb|블록체인 기반 전력거래 개념도]]
 
세계 에너지 협의회(World Energy Council)에서는 2025년이 되면 중앙집중형이 아닌 분산형으로 생산하는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시장의 25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4. 스마트 시티 만들기 프로젝트 ===
 
큐브 인텔리전스는 차량 내에 탑재한 큐브박스를 통해 주행 정보를 기록하고, 해당 데이터를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실제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주행 정보는 스마트 계약으로 차량에 탑승한 생산자에게 전달된다. '''생산자는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주행 정보를 판매할 수 있으며, 다른 소비자들은 실제 도로 위를 달린 주행 정보를 큐브토큰(AUTO)으로 구매함으로 써 내비게이션보다 더 정확한 교통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중략)
 
미래에는 톨게이트를 두지 않아도 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가는 곳마다 IoT 디바이스를 설치해 자동차가 지나가는 동안에 자동으로 결제될 것이다. 고속도로의 톨게이트가 사라지면 교통 흐름도 훨씬 원활해질 수 있다.
 
(중략)
 
자율주행차 간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교통 혼잡을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 자동차업체인 포드(Ford)는 2018년 2월 자회사인 포드 글로벌 테크놀로지스를 통해 '교통 통제를 위한 자동차 간 협업'을 위한 특허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취득했다. 특허 내용에는 협조적 끼어들기와 추월 시스템이라는 개념이 언급되어 있다. 협조적 끼어들기는 급하게 가야 하는 자율주행차에 차선 추월을 허용하거나 상대적으로 흐름이 느린 차선으로 자신이 빠져 주는 대신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받는 것이다.
 
IoT기기로서 두 대의 자동차가 상호 통신을 통해 탑승자의 목적지와 예상 도착 시간들을 공유해 차선을 양보하는 의사결정을 내린다. 또 추월 시스템은 도로 위 차들이 차선마다 적절한 교통량으로 운행되어 도로의 전체적인 혼잡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포드에 따르면 협조적 끼어들기를 요청한 차는 암호화폐인 CMMP을 지불하고 10분간 특정 도로나 고속도로를 편하게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중략)
 
UN이 발표한 인구 현황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50퍼센트 이상이 현재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30년 후에는 67퍼센트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도시는 모든 것의 중심지다. 하지만 도시가 거점화되면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이 모여살게 되어 주택 가격 상승과 같은 도시 과밀화 문제를 일으키고,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을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가 바로 스마트 시티다. '''스마트 시티는 정보통신기술을 도시 행정과 서비스에 적용해 불필요한 자원 소비와 사회 전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또한 통합결제 도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높이고 정부 기록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함으로써 건전성과 투명성까지 담보할 수 있는 도시기도 하다.
 
(중략)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행정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6년 2월에는 '글로벌 블록체인 의회(Global Blockchain Council)'를 설립했다. 2016년 10월에는 두바이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막툼 왕세자가 '두바이 블록체인 전략(Dubai Blockchain Strategy)'을 발표하며 블록체인을 행정에 도입하기 위한 준비를 빠르게 진행했다. 그는 2020년까지 모든 정부 문서를 블록체인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종이 없는 사회'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2017년 2월에는 IBM과 협약을 맺어 세관과 무역 기업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2017년 6월에는 영국의 블록체인 기업인 오브젝트테크 0bjecfech와 계약을 맺어 두바이 국제공항에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여권 심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두바이에서는 매년 각종 증명서와 계산서를 발급하기 위해 1억 건의 문서가 인쇄된다고 한다. 두바이 정부는 블록체인 도입을 통해 1.14억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문서 처리에 소요되는 2,500만 시간을 절약해 연간 1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중략)
 
한국은 스마트 시티가 성공하려면 데이터가 공유되어야 한다는 인식하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2월에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블록체인 시티 프로젝트의 대상도시는 세종시와 부산시였다.
 
세종시에 만들어지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의 이름은 '세종 5-1 생활권'이다. 2019년 하반기에 시범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공사에 착수하며 2021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총 7개 구역으로 나눠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환경, 거버넌스, 문화·쇼핑, 일자리로 특화된 서비스에 맞게 설계된다. 각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를 관리할 때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며, 시민들은 개인정보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따른 보상으로 암호화폐로 구성된 지역화폐 세종코인을 지급받게 된다. 또한 부산시는 세물머리 지구에 에코델타시티라는 명칭의 스마트 시티를 조성할 예정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일자리 감소와 같은 도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AR, VR, 로봇 등의 최신 정보통신 기술 기반으로 도시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략)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는 20년 후 지구상에는 최소 600개의 지능형 도시들이 생겨날 것이고, 25년 후에는 이러한 지능형 도시들의 경제규모가 전 세계 GDP의 70퍼센트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스마트 시티 또는 블록체인 시티의 성공적인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이 무르익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 5. IoT의 잠재력이 극대화되다 ===
 
블록체인의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이다. 만약 잘못된 정보가 블록체인에 기록됐다고 가정해 보자. 누군가 이를 알아차리고 수정하거나 삭제하려고 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이미 지나간 시간만큼 분산원장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나 클라우드에 저장된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는 오류를 발견하는 즉시 수정할 수 있지만 블록체인의 정보는 수정할 수 없다. 완전무결한 블록체인의 특성으로 오히려 잘못된 정보가 보호받는 형국이 된 것이다. 이를 '최초 1마일' 문제라고 부른다.
 
최초 1마일 문제는 IoT서비스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블록체인 기반의 IoT에 기록되기 전에 '''센서에 수합되는 정보의 신뢰성, IoT에 직접 기록하는 휴먼 에러들을 검증해야만 블록체인의 신뢰성을 이어 나갈 수 있다.'''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도 IoT 디바이스에 모이는 정보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불특정 다수의 정보 입력자와 센서를 관리하고 감시하는 방법으로 일부 개선할 수는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중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2019년 3월 블록체인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서비스 개발과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는 민간주도 국민프로젝트 과제를 발표했다. 발표된 과제 중에는 블록체인 기반 중고차 서비스 플랫폼 개발 건이 포함되어 있다. 중고차 매입부터 판매에 이르는 단계별 주요 이력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위·변조를 원천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오토에버가 주관사로 참여해 블로코, 에이비씨솔루션,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레몬 마켓인 중고차 시장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자가 노력하는 이유는 악조건 속에서도 중고차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엔카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 규모는 2018년 초에 35조 원을 넘어섰으며, 중고차의 거래량은 신차 대비 두배 수준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loT서비스 적용을 통해 최초 1마일 문제가 해결된다면 중고차 시장은 가격 대비 좋은 제품이 거래되는 피치 마켓(peach martet)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중고차 시장이 피치 마켓이 된다면 거래 시장은 더욱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중고차 시장의 장밋빛 미래는 최초 1마일 문제를 해결한 블록체인 기반의 IoT 서비스가 있기에 가능하다.
 
(중략)
 
그중 하나로 우선 사업자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통합인증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싱글 사인 온(Single Sign On)이란 명칭으로 운 용되고 있다. 싱글 사인 온이란 본인을 확인하는 인증을 단 한 번만 진행하면 연계된 서비스에서 추가 인증을 받지 않아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인증 과정을 떠올려 보자. 현재의 인증시스템은 본인확인기관의 본인확인 과정이나 공인인증기관의 공인인증서처럼 제3의 신용기관이 발급한 증명서를 통해 개인의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신원확인 시스템이 확립되면 제3의 신용기관이 필요 없기 때문에 한 서비스에서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고서도 논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카드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코인플러그와 협업해 2017년 11월부터 현대카드, M포인트몰, 마이메뉴로 분류되는 자사의 세 가지 애플리케이션에 블록체인 기반의 싱글 사인 온을 적용하고 있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인증을 하면 나머지 두 곳에서는 인증을 따로 진행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싱글 사인 온 시스템이 블록체인 기반의 IoT에도 적용된다면 IoT 네트워크에서 한 번만 인증을 진행해도 다른 서비스에서는 로그인 없이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싱글 사인 온은 동일한 IoT 네트워크에 포함된 서비스들 간의 인증 이력은 공유할 수 있지만, 다른 IoT네트워크에 속한 서비스에는 인증 이력을 공유할 수 없다. 즉. 싱글 사인 온은 IoT 네트워크 내부의 확장성을 넓히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IoT 네트워크 간의 확장성을 확보하지는 못한다.
 
IoT 네트워크 간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출된 개념이 인터체인(inter-chain) 이다. 코인원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단일 블록체인 플랫폼의 등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블록체인도 다수의 플랫폼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제의식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선보인 개별 블록체인 플랫폼이 증가하고 있지만 각각의 플랫폼은 고립되어 있다. 또한 1세대, 2세대 블록체인이라고 불리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경우 과거의 기술과 합의체계를 사용하다 보니 확장성 측면에서 최근에 출시되는 블록체인 플랫폼보다 비교 열위인 경우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에 비해 다수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모든 플랫폼의 장점을 살리고 거래를 가능하게 하며 확장성을 개선하고자 각각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연결하는 인터체인 기술이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인터체인은 아이콘의 루프체인(loopchain)이다. 루프체인은 개별 블록체인 플랫폼을 아우르는 인터체인으로서 정보와 암호화폐가 자유롭게 공유된다. 이를 위해 루프체인은 '블록체인 트랜스미션 프로토콜'(BTP, Blockchain Transmission Protocol)을 기준으로 잡았다. 이 프로토콜은 마치 인터넷의 TCP/IP처럼 시스템을 운용할 때의 기본적인 규약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또한 루프체인에서는 덱스라는 암호화폐 환전 기능을 도입해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의 암호화폐라도 거래할 수 있다. 덱스에서는 블록체인 플랫폼 간 암호화폐의 교환비율을 정하고, 그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치 교환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기능을 통해 블록체인이 적용된 IoT네트워크에서는 네트워크가 달라도 정보 교류와 거래가 가능하다. 확장성의 벽을 허물어 통합된 IoT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 6. 블록체인 IoT의 미래 가치 ===
 
IoT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블록체인은 블록과 체인이 없는 블록체인이다. 이러한 발칙한 상상을 하고 있는 기업이 독일의 스타트업 '아이오타'(IOTA, Intermet of Things Application)다. 아이오타는 기존의 블록체인의 시스템을 구성하는 블록과 체인 때문에 수수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트랜잭션의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수수료가 발생하고트랜잭션 속도가 느린 전통적인 블록체인의 구조적 비효율성은 IoT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다고 인식한 것이다.
 
수수료가 발생하면 블록체인이 주장하는 탈중앙화와 P2P 거래의 장점은 일부 상쇄된다. 현재의 수수료는 제3의 공인된 기관이 중앙기관의 역할을 하면서 트랜잭션에 대해 안정성을 보장함으로써 받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기관을 없앤 블록체인에서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블록체인에 채굴자가 있고, 채굴자에게 보상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 수수료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보자. 여러 거래 내역을 담은 비트코인이라는 블록을 만들고, 이를 블록체인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채굴자가 필요하다. 채굴자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블록을 블록체인에 연결시킨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문제는 채굴자들이 수수료를 받게 되면서 더 높은 수수료를 주는 블록에 대한 거래를 먼저 승인한다는 점이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수수료는 점점 비싸지게 된다.
 
단적인 예로 비트코인 전송 수수료와 전송 시간을 공개하고 있는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2019년 4월 3일 기준으로 0.00068BTC(약3,600원)라는 적지 않은 전송 수수료가 필요하다. 만약 전송 수수료로 0.00020BTC(약 1,000원)을 지불하면 비트코인 전송이 12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수수료가 비싸지면 스마트 계약 기반의 사물 간 거래 비용이 올라간다. 디지털 자원의 공유 거래, 개인 간 전력 거래, 자율주행차의 차선변경을 위한 거래, 도시 인프라에서의 자동 거래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높아지면 P2P 거래의 장점도 점차 사라지게 된다.
 
수수료 발생 문제 다음으로 느린 트랜잭션은 사물 간 거래의 완결성을 방해한다. 비트코인은 10분마다 한 개의 블록, 이더리움은 14초마다 한 개의 블록이 블록체인상에 연결된다. 초당 트랜잭션 건수는 비트코인이 2.7건, 이더리움이 15건 수준이다. 이 정도의 초당 트랜잭션 속도(TPS, Transaction Per Second)가 유지된다면 2020년 기준으로 200~530억 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IoT 디바이스가 활발하게 상호 트랜잭션을 시작할 경우 실시간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에도 비트코인 거래 내역 중 블록 용량의 한계 때문에 임시로 보관되는 멤풀(mempool, 거래가 성립되지 않은 트랜잭션이 저장되는 공간)의 사이즈는 2019년 4월 3인 기준으로 50메가바이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0분에 한 번 2메가바이트의 거래 내용을 블록으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멤풀에 저장되어 있는 50메가바이트는 25개의 블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해소될 수 있다. 시간으로 따지면 250분, 4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었던 것처럼 수수료가 높은 거래가 들어오면 채굴자들이 우선 처리를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은 거래는 계속 밀릴 수도 있다. 블록체인닷컴에 따르면 2019년 4월 3일 기준으로 미승인 거래 수는 약 6만 개에 달한다.
 
아이오타는 수수료와 트랜잭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탱글(tangle)이라는 구조를 도입했다. 우선 탱글은 블록이 없다. 전통적인 블록체인은 일정 거래 내역을 블록에 담기 때문에 블록이 만들어지는 시간과 거래 내역이 블록에 담기기까지의 대기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탱글은 개별 거래 내역이 네트워크에 기록되고 기존의 블록 역할을 한다. 블록이 없어지다 보니 블록을 생성할 때 필요한 채굴자가 필요 없고, 채굴자가 필요 없다 보니 수수료도 없어졌다. 수수료가 0원이 되면서 IoT 디바이스의 상시적인 트랜잭션에 대한 부담도 없어질 것이다.
 
탱글에는 체인도 없다. 블록체인은 정합성과 무결성을 위해 블록에 연결되는 체인의 개수가 한 개였다. 하지만 탱글은 다수의 거래 내역이 서로 뒤엉켜 상호 인증하고 검증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체인보다는 그물에 가깝다. 그물로 엮이다 보니 전통적인 블록체인처럼 트랜잭션을 위한 대기 시간은 필요하지 않고, 확장성을 늘릴 수 있다. 네트워크 확장성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사용량이 증가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탱글의 도입을 통해 아이오타는 IoT 친화적인 블록체인 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오타는 블록체인의 개선 방안을 찾아 나선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불린다. 블록체인도 완벽한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미래에 더 나은 기술을 이용해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기술이다. 아이오타의 케이스처럼 블록체인은 점차 진화할 것이다. 미래에 우리 앞에 다가올 블록체인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게 될지 기대가 된다.
== 제5장 콘텐츠, 블록체인을 만나다 ==
 
...해당 장면의 길이는 10분. 영화 한 편의 스트리밍 비용은 1,300원이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한 영화 스트리밍 플랫폼을 사용하면 자신이 본 만큼의 비용만 내면 된다. 전체 영상 길이 95분 중 10분만 본다면 136원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다른 영화도 보려고 클릭했다가 재미없어 5분 만에 꺼 버렸다. 이 영화도 본 만큼만 돈을 내면 된다. 재미없을까 봐 걱정하면서 영화를 보지 않아도 되니 괜찮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nowiki>
콘텐츠 길이만큼 비용을 지불한다면 큰 고민 없이 영화를 시청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간에 재미없으면 시청을 중단하면 되기 때문이다.
</nowiki>
 
=== 1. 중개자보다 창작자들이 우선인 세상 ===
 
콘텐츠의 전반적인 수익 구조 또한 여전히 열악하다. 2017년 8월 15일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가장 보편적인 소비 형태인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에서는 재생 1회에 4.2원의 수익밖에 발생하지 않는다. 수익 자체가 적은 데다 분배 구조상 저작권자의 못 자체도 크지 않다. 소비자가 음원 한 곡을 재생하면 제작사가 수익의 44퍼센트를, 유통업체가 40퍼센트를 가져간다. 저작자는 10퍼센트의 수익만을 가져가고, 실연자에게는 6퍼센트가 지급된다. 문화 소비자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쉽게 접하기 위해 중개자들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콘텐츠 시장은 중개자들 때문에 언제든 악영향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들의 선택권까지 제한할 수 있는 '중개자들이 사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결국 콘텐츠 시장이라는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막대한 금액을 내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자들은 자기 몫을 온전하게 받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자의 생계를 담보하지 못하는 현실은 결국 양질의 콘텐츠 공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다양성과 작가 정신을 버린 획일적 콘텐츠가 범람하고, 대형 유통업체를 등에 업은 작품만이 득세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콘텐츠를 위한 생태계가 오히려 콘텐츠의 목을 죄고 있는 셈이다.
 
(중략)
 
영화, 음악, 사진처럼 완결된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중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한 곳은 디지털 음원 유통 시장이다. 이더리움을 이용해 음원을 사고팔 수 있는 음원 직거래 플랫폼 '우조 뮤직(Ujo Music)'이 대표적이다. 우조 뮤직은 음악 산업의 불필요한 중개자들을 없애 아티스트들의 수익과 권리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설립되었다. 이 플랫폼에서는 이용자가 음원을 구매하면 수익의 대부분이 아티스트에게 48시간 안에 자동적으로 배분된다.
 
영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이모젠 힙(Imogen Heap)부터 국내에도 EDM 마니아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음악 프로듀서 지라패지(Giraffage) 같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이 플랫폼에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고 참여해 아티스트들의 권리 보장을 외치기도 했다. 특히 이모젠 힙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그녀는 2015년 신곡 <타이니 휴먼> Tiny Human을 우조 뮤직에 공개했다. 당시 한 곡 다운로드당 결제액은 0.45파운드(약 670원)였는데 이더리움 거래상 발생하는 소량의 수수료를 제외하고는 모두 힙의 손에 들어갔다. 가수 제임스 블런(James Blunt)가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스트리밍 1회가 일어날 때마다 나는 0.0004499368파운드(약 0.6715원)를 받는다."고 밝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후 힙은 투명하고 신속하면서 창작자를 보호하는 지불 환경뿐만 아니라 아티스트가 자기 음반 정보를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으며 음악이 사용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마이셀리아(Mycelia)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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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의 의도가 무엇이든 수익 배분 면에서 콘텐츠 제작자들, 특히 소규모 창작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생태계가 열린다는 것은 분명하다. 블록체인을 활용하게 되면 이른바 초소액결제miero-peyment가 가능해진다. 음원 소비자가 결제를 할 경우에 카드사나 결제 대행사를 거치지않고, 플랫폼 내에서 암호화폐로 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통 플랫폼 수수료가 절감될 뿐만 아니라 즉시 정산도 가능하다. 즉 한두 달 후 정산받는 기존 플랫폼의 방식이나 일정액 이상의 광고비가 적립되어야만 수표를 발행해 주고 지급에도 시간이 걸리는 구글의 방식을 벗어날 수 있다. 일반 사용자가 몇백 원 단위의 음원 사용권을 결제하는 순간 그 수익이 창작자에게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형태의 과금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 플랫폼 사업자가 전곡 무제한 스트리밍, MP3 다운로드 30곡 같은 패키지로 정했던 과금 정책의 결정 권한이 음원의 창작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간 것이라 할 수 있다. 창작자는 자기 콘텐츠의 다운로드, 스트리밍 가격을 플랫폼 사업자의 간섭 없이 정할 수 있다. 소비자는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각각의 음원을 영구히 소유할 것인지, 기간제로 소유할 것인지, 스트리밍 횟수를 제한해 소유할 것인지를 선택해 금액을 지불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음원 소비자가 특정 인디 가수를 응원하고 싶을 때 그 가수의 곡을 여러 번 반복해서 재생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을 물질적으로 후원할 수 있다.
 
단순히 콘텐츠를 일차적으로 소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아티스트를 후원할 수도 있다. 커버 버전을 제작함으로써 좋은 곡을 홍보하는 동시에 원곡을 부른 가수에게 추가 수익을 전달할 수도 있다. 아직 제작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후원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향후 그 콘텐츠의 파생가치를 나눠가질 수 있는 투자형 소비도 가능하다.
 
=== 2. 저작권과 블록체인 ===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곡들은 사용권이 오가는 스마트 계약에 의해 바로 사용료가 결제된다. 기존 플랫폼에서의 사용자 불편도 사라졌다.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DRM(Digital Right Management) 음원을 제공하거나, 특정 기기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제한도 없어졌다.
 
코닥원은 높은 확장성을 통해 자체 플랫폼 내에서의 저작권 이슈뿐만 아니라 외부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일에도 유연히 대응할 수 있다. 사진 인화 필름 제조업의 전통 강자, 코닥이 내놓은 코닥코인(Kodak Coin)의 등장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코닥은 2018년 블록체인 기반의 코닥코인과 이를 활용한 사진 콘텐츠 유통 플랫폼 코닥원(Kodak One)을 발표하며 디지털 세계에서 사진가의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을 보호하겠다고 나섰다.
 
코닥원과 코닥코인이 만드는 콘텐츠 생태계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을 살펴보자. 사진가가 코닥원 플랫폼에 사진을 등록하면 소비자가 이를 검색하고, 코닥코인을 이용해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가 사진을 구매한 후 인화하면 사진의 원작자에게 저작권료로 코닥코인이 지불된다. 코닥원은 높은 확장성을 통해 자체 플랫폼 내에서의 저작권 이슈뿐만 아니라 외부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일에도 유연히 대응할 수 있다.
 
코닥원은 외부 웹페이지에 존재하는 텍스트나 이미지들을 긁어모으는 크롤링(Crawling) 방식으로 자기 플랫폼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대상 이미지가 사용된 기록까지 수집한다. 외부 플랫폼에서 불법적으로 사용되고 복제되는 이슈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코닥원 플랫폼을 직접 통하지 않아도 콘텐츠를 구매하고, 간편하게 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돕는다(<도표 5-1>).
 
[[File:코닥원 플랫폼의 구조.jpeg|thumb|코닥원 플랫폼의 구조]]
 
코닥원은 2018년 5월부터 PLP(Post-Licensing Portal, 일종의 베타 서비스) 방식 으로 실시한 시범운영 기간 중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2019년 1월 카메론 셀 코닥원 공동창립자는 코닥원을 통해 100만 달러의 저작권료가 창출됐다고 밝혔다. 사진업계에서는 코닥원이 라이브 서비스에서도 성공을 거둔다면 사진 저작권 분야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정당한 저작권료 지불 없이 무단으로 도용되는 사진에 대해 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터넷 대기업 바이두 Baidu도 최근 블록체인 기반 이미지 저작권 시스템 토템Totem을 공개했다. 토템은 신원이 인증된 사용자가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이미지에 타임 스탬프를 부여하고, 분산원장에 해당 기록을 저장해 위·변조를 막는다. 만약 다른 사용자가 같은 이미지를 업로드하게 되면, 각각의 시간 기록을 대조해 원본 여부를 가리게 된다. 또, 누군가 이미지를 사용하면 코닥원처럼 원저작권자에게 자동으로 암호화폐를 지급한다.
 
블록체인 시대에는 콘텐츠 저작권이 서비스상에서 명시될 뿐만 아니라 플랫폼 외부의 웹상에 떠도는 콘텐츠들에 대한 모든 권리가 보호되고 관련 흐름도 감시된다. 누군가 콘텐츠에 관련된 권한을 사용할 때에는 플랫폼 네트워크 전체 참여자의 원장에 기록이 남으며 이 기록에 따라 자동적으로 사용료가 차감된다. 불법적으로 무료 사용할 여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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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저작권을 사고팔며 투자하는 플랫폼에서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어떻게 될까? 국내 서비스 중인 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지코인(musicoin.co)은 이미 음원에 대한 저작권을 1만 원 정도의 작은 단위로 분할해 소비자들에게 매매하고, 또 소비자들 사이에서 거래가 일어나도록 하고 있다. 버스커버스커, 다이나믹 듀오, 라디처럼 '음원 강자'로 불리는 가수들 중 다수가 뮤지코인에 참여해 저작권을 매매했고 즉각적으로 매매 수익을 얻었다. 저작권 단위가 작기 때문에 한 단위에서 발생하는 수익 또한 몇천원 수준이다.
 
여기에 블록체인이 도입된다면 수수료 부담 없이 더욱 빠르게 소액의 정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 정산 담당자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다양한 플랫폼이나 해외에서의 저작권 사용도 빠짐없이 수익 정산 내용에 빠르게 포함시킬 수 있다. 이러한 분할 저작권 형태는 훌륭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음반을 발매할 자금이 부족하거나 치열한 시장에서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마케팅 또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소규모 아티스트들에게 도움이 된다.
 
=== 3.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와 생태계 ===
=== 4. 소셜미디어의 새 막이 열리다 ===
 
이런 가짜 뉴스들은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를 통해 유통되면서 SNS를 선동과 오해의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SNS 이용자가 자신과 유사한 성향을 가진 이용자만 팔로우하면 페이스북에서는 이용자 성향을 분석해 유사한 정보를 피드에 우선적으로 보여 준다. 그런 덕분에 이용자들은 가짜 정보를 더욱 빠르게 공유하고 각종 의견을 수시로 교환한다. 정치 면에서는 더욱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각자의 성향에 따라 나뉘어 닫힌 세계 안에서 가짜 사실이 공유되면 결국 서로 다른 정치 성향의 집단과의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고, 그로 인해 메울 수 없는 사회적 간극이 발생한다. 결국 SNS를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공간으로 여기게 만들어 플랫폼과 플랫폼상에 존재하는 콘텐츠의 가치마저 떨어뜨린다.
 
=== 5. 블록체인 저널리즘 ===
 
저널리즘에서는 진실(truth)과 사실(fact)라는 말이 엄격히 구분된다. 사실이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언제 어떤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것처럼 그 자체로 진위 여부를 따질 수 있는 정보의 단편이다. 반면 진실이란 사실로 추론할 수 있는 개인이나 집단의 의도 또는 사실 정보를 조합해 이끌어낼 수 있는 담론들의 의미가 더해진 일련의 정보덩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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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콘텐츠의 미래 ===
 
블록체인 미디어에서는 플랫폼에 관심을 갖고 기여하는 사용자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더 많은 이익을 취하도록 하는 것 자체로 홀륭한 동기부여 방식이 된다. 1인 1표 방식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출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 일부 보조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이에 착안해, 일부 미디어들은 이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바탕으로 너무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제곱 투표(quadratic voting)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2013년 시카고대학교 에릭 포스너 교수와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수석 연구원 글렌 웨일이 자신들의 저서 《래디컬 마켓》 Radical Markets 에서 제시한 방식이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투표자는 플랫폼 화폐로 표를 구매하되, 구매 가격은 표 수의 제곱을 따른다. 예를 들어 1표를 행사하는 데는 1개
분량의 암호화폐가 필요하지만, 10표를 행사하려면 그 제곱인 100개 분량의 암호화폐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고래 유저들이 어느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되, 지나칠 정도로 다수의 표를 구매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두 번째 문제, 미디어 플랫폼 내의 콘텐츠에 대한 질적 관리도 중요하다. 블록체인 미디어에서는 중개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콘텐츠 제작자의 진입장벽이 낮다. 즉 누구나 뉴스나 블로그를 작성할 수 있으며, 포털 사이트 뉴스 편집자와 같은 단일 거대 중개자로부터 자유롭다. 하지만 감시자가 없기 때문에 질 낮은 콘텐츠가 등장할 수 있다. 중개자의 필터링이 없는 만큼, 편향된 뉴스나 질이 낮은 칼럼도 플랫폼에 쉽게 등장할 수 있다. 결국, 고품질 목록을 원하는 소비자와 콘텐츠 리스트에 진입하기를 원하는 제공자 사이에 조율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등장한 것이 이르바 토큰 '큐레이션 등록 방식(TCR, Token Curated Registries)이다.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인 오션 프로토콜의 화이트 리스트, 앞서 말한 블록체인 미디어 시빌의 뉴스룸 관리가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시빌의 뉴스룸 또는 오션 프로토콜의 화이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자 하는 콘텐츠 공급자는 일정량의 암호화폐를 예치하고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반대하는 플랫폼 참여자는 예치금만큼 암호화폐를 걸고 새로운 공급자 등록에 반대할 수 있다. 다른 참여자들은 암호화폐를 걸고 투표해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 찬반에 걸린 암호화폐 수량에 따라 결과가 정해지면, 이긴 쪽이 진 쪽의 암호화폐를 나눠 갖는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득 때문에 많은 참여자가 시스템에 참여하게 되며, 이로써 콘텐츠 리스트의 질이 유지될 수 있다.
 
이외에 블록체인의 특성 중 최근의 콘텐츠와 미디어 트렌드에 반하 부분도 발견되고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콘텐츠는 쉽게 수정되거나 삭제될 수 없다. 따라서 악질적 콘텐츠를 포함해 선의의 사용자들이 삭제를 원하는 콘텐츠도 계속 플랫폼상에 존재할 수 있다. 어떤 콘텐츠는 존재 자체로 고통을 안긴다.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들이나 죽은 가족의 기록을 영구 삭제하는 디지털 장의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마주한다면 괴로운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의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가 이야기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하반기 스팀잇의 국내 모임을 비롯해 다양한 블록체인 미디어 관계자나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콘텐츠 삭제와 관련된 논의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또 기능 면에서는 서비스별로 프로세스와 서비스 속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컴퓨팅 파워를 분산하기 위해 P2P 방식으로 운영되는 동영상 서비스의 경우 지연현상이 빈번히 발생한다. 앞서 설명한 스트리밍 플랫폼 디튜브의 경우 구조상 사용자가 늘어나면 끊김 현상이 더욱 빈번히 발생할 것이고, 이로 인해 플랫폼을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서비스에 따라서는 별도 미디어 서버를 구축해 이를 보완할 필요도 있다. 이런 경우, 해당 서버 등에 대한 보안 유지 등도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것이다.
 
콘텐츠와 미디어 업계는 당면한 과제들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계속하며, 블록체인이 제시할 수 있는 미래에 희망을 걸고 있다. 앞서 논한 의결권과 잊힐 권리, 서비스 속도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면 블록체인은 콘텐츠와 미디어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 제6장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는 방식 ==
 
=== 1. 모든 산업을 재정의하다 ===
 
볼링장이 처음 등장했던 1950년대에는 볼링핀을 세우는 아르바이트가 있었고, 1980년대에는 엘리베이터 안내원이 있었다. 그러나 AI와 로봇으로 인해 도래할 새로운 사회에는 그 어떤 소일거리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제도와 의식이 정립되기 전까지 과도기를 겪어야 하는 젊은이들은 사상 최악의 구조적 실업에 시달릴 수도 있다.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지만 마땅한 일자리도 기본소득도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는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할 수 없고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작업을 찾
는 것이다. '''암호화폐 경제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서비스들 중 일부에 참여하는 것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 2. 로봇과 더불어 잘사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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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논의를 통해 인류 공동체에서 세운 가이드라인을 블록체인의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 가장 처음에 생성된 블록)에 기록한다면 인공지능 로봇의 행동을 인류의 바람대로 컨트롤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3. 새로운 민주주의의 탄생 ===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나태한 정치인들을 선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도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고, 직장인들이 회사에 가는 것처럼 국회의원들은 국회 본회의 참석이 가장 기본적인 의무 사항이다. 2019년 1월에 참여 연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의 국회본회의 평균 참석률은 89.68퍼센트다. 기본적인 의무임을 감안한다면 참석률이 높다고 할 수 없다. 심지어 출석률이 50퍼센트대인 국회의원들도 있고, 본회의에 참석해 출석체크만 하고서 사라지는 국회의원들도 많다고 한다. '''국회 출석 정보가 블록체인 원장에 기록된다면 이들을 제재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열심히 의정 활동을 하는 국회의원들도 확인할 수 있다.
 
'''정치후원금 관리에도 블록체인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는 내가 보낸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쉽게 알 수 없다. 일정한 절차를 밟아야만 후원금의 사용 내역을 알 수 있는데 이마저도 정확한 정보라 확신할 수는 없다.''' 일부 정치인들이 후원금으로 한끼에 100만 원이 넘는 식사를 하고, 개인 차량을 구매하는 데 후원금을 사용한다는 뉴스도 있었다. '''정치후원금에 블록체인이 적용되어 암호화폐 기반으로 후원금이 유통된다면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내가 보낸 후원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도 일일이 확인할 수 있다. 투명한 기부 문화를 기반으로 건강한 정치를 구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후원금을 낸 개인은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통해 연말정산에 필요한 후원금 내역의 증빙 수단으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금융, 미디어, 제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들은 IT와 신기술을 기반으로 꾸준히 발전했다. 하지만 정치 분야는 20년 전이나 10년 전 그리고 지금도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다른 분야만큼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이제는 국민의 수준에 맞춰 정치도 발전해야 한다. 그 기회는 블록체인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블록체인은 정치의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투표 시스템을 도입해 투명한 선거를 치르고, 국회의원이나 정당이 선거에서 내세웠던 공약을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으로 관리해 공약 이행률을 추적할 수도 있다. 또한 정치후원금이나 복지 예산 등도 블록체인을 통해 어떻게 운용되고 사용되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국내에서도 스페인의 포데모스(Podemos)와 호주의 플럭스(Flux)처럼 블록체인을 적극 활용하는 정당이 탄생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신뢰성은 정치의 자정작용을 촉진시킬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을 위해 움직이는 진짜 정치인들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머지않아 블록체인 민주주의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 믿어 본다.
 
== 에필로그 ==
 
결국, '''디지털 시대를 막고 있는 마지막 문제는 신뢰다.''' 우리에게는 반 절대적인 신뢰 시스템이 필요하다. 모든 거래 과정과 기록,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으며 악의적 공격에도 끄떡없는 시스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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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연결된 인증 분야에서는 기존각 은행에서 번거롭게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 관리하던 형태에서, 생체 정보를 블록체인 상에 등록하여 이와 연결된 모든 금융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인증 방식이 가능하게 되었다. 보험 분야에서는 개인의 자동차, 의료 기록 등 모든 민감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여 합리적인 보험료 책정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했다.
 
쉽게 위조할 수 있어 믿을 수 없는 정보들도 신뢰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대표적인 경우가 유통 분야이다. 원산지, 생산 일자, 유통 과정과 처리 방식 등 모든 정보가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며 소비자들은 안전한 식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고가 와인의 위조품, 모조 의약품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소비자를 해방시키는 방안도 제안되었다. 제품에 대한 이력을 기록하고 변조할 수 없게 해 안심하고 이용할수 있는 중고거래 서비스도 등장했다.
 
기존의 생태계에 존재하던 불필요한 중개자도 배제할 수 있게 되었다. 콘텐츠의 저작권 등록과 관리, 판매, 중개 등이 스마트 계약을 제공하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며 수수료가 고스란히 아티스트의 손에 쥐어지도록 하는 대안 콘텐츠 유통 서비스가 등장했다. 또한 서로 다른 형태의 정보가 기록되어 통신망을 통해 서로 교환되고 화폐와 연결되는 IoT 시스템의 단초도 서서히 마련되고 있다. 이와같은 시스템이 발달하면 부동산이나 자동차와 같은 자산의 소유 및 사용권부터 미래에는 각 가정에서 생산되는 태양열 에너지의 거래까지, 모든 것이 디지털로 기록되어 자동 처리가 가능한 스마트 시티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이 극단적으로 발달하고, 서비스들이 효율적으로 재편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블록체인은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추상적인 말로 일컬어지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보다 분명한 청사진, 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는 이 새로운 신뢰 시스템을 통해 자산의 소유를 넘어 공유, 재사용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보았다. 코앞에 다가와 있는 로봇과의 공존 시대에,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윤리적 가이드로서도 작용할 수있을 것이라고 논했다. AI의 힘을 빌어 노동이 사라지는 시대에 과도기적으로는 블록체인 노마드족이 등장하고, 또 결과적으로는 블록체인 시민운동을 통해 기본소득 이외의 경제적 이익과 자신이 속한 블록체인 생태계가 추구하는 신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치적으로는 일부 국가와 지자체에서 시도하고 있는 블록체인 투표를 넘어 공약이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불이행시 적극적인 조치가 취해지는 등 정치적 불신을 타파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렇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다루고자 한 것은 표제 상으로는 '블록체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의미로 막연히 일컫는 '미래 사회'로 가기 위해 무엇이 충족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제안이었으며, 결국은 다른 기술 및 사회 변화의 흐름과 블록체인이 만났을 때 그려지는 새로운 미래였다.
 
블록체인으로 인해 비로소 새로운 방식의 신뢰가 등장하고 기존의 시스템이 재편되며 경계가 무너지는 지금, 우리는 진짜 디지털 시대로 가는 갈림길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책을 덮고 난 후 여러분은 블록체인의 발전상을 보며, 어쩌면 저자들이 보지 못한 미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어떤 새로운 해답을 얻게 되든, 갈림길 너머의 미래에서 모두가 상상하던 것 이상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분류:201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