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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말하다(책)

292 바이트 추가됨, 2020년 7월 8일 (수) 22:55
편집 요약 없음
=== 서문 -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
 
‘말귀가 트이’고 ‘말문이 막히’듯, 말은 드나드는 속성을 지녔다. 나온 말은 ‘펀치 라인’이 되어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실수’가 되기도 한다. 나오지 않은 말은 가슴에 남아 한 사람의 신념이 되기도, 평생의 한이 되기도 한다. 지금 내겐 갑작스럽게 떠난 둘째 고양이 고로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이 가슴에 남아 있다. 남은 말은 오히려 그를 그리는 구심점이 되니 말의 작용이 이토록 신묘하다. 수어를 포함하여, 말은 인간됨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서로에게 가닿게 하는 소중한 기술이다. 그럼에도 우리 대부분이 한 번도 배우지 못했고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분야다. 이 책은 말하기라는 거대한 세계를 탐색하는 작지만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 8쪽
<hr>=== 배역과 진짜 ===
옛날에는 학교 안의 활달한 나와 학교 밖의 주눅든 나 중에서 나만은 진짜 나를 알고 있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정말로 잘 모르겠다. 어디까지가 배역이고 어디부터가 나인지. 항상 ‘’’’인생은 레벨 업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라고 믿는데, 옛날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레벨업한 버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옛날의 나로부터 지금의 나까지를 모두 다 품은 내가 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고는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더 넓어진 나야말로 더 나아진 나일지도 모른다. - 30~31쪽
<hr>=== 잠깐 멈춤의 기술 ===
성우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것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포즈(pause)’ 즉 ‘잠깐 멈춤’의 중요성이었다. 말의 매력과 집중도를 높이는 것은 이 ‘잠깐 멈춤’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이것은 너무도 중요한 기술이라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그에 대한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다. 말을 매력적으로, 힘있게 하는 사람들이 어디서 말을 끊고 다시 이어가는지를 관찰해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법정 드라마의 변론 등을 유심히 들어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최근에 나는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할 때 샤론 최의 동시통역과 함께 두 언어의 호흡을 어떻게 끊고 이어가는지를 관찰하며 또 많이 배웠다. 이 기술을 잘 사용하려면 기본적으로 문장 구조를 잘 이해해야 하고 본능적인 타이밍 감각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분명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나아질 수 있는 기술이다. - 36~37쪽
뜬금없이 성우 공부를 했던 1년은 내 직업 인생에서 ‘잠깐 멈춤’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보기엔 곁길로 샌 것 같았겠지만 내겐 무척 중요한 1년이었다. 처음 만난 내게 대뜸 성우가 되어보라고 권했던 옛날의 그분께 문득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분이 툭 건넨 말 한마디가 씨앗이 되어 내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나는 이제 말하기 책을 쓰는 사람까지 되었으니까. 말의 힘이 이토록 크다. - 38쪽
<hr>=== 말하기 선생님들 ===
그리고 꼭 교과과정에 있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바로 말하기다. 그때 매일매일 이런 생각을 했다. 어째서 20대 후반인 지금까지 말하기 교육을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던 거지? 이렇게나 중요한 것을. 연습하면 이렇게나 나아지는 것을. 걷기나 자전거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많이 마주치기 때문인데, 마찬가지로 말하기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그저 말재주가 없어서, 또는 성격이 소심해서 말을 웅얼거리고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안 좋은 말하기 습관을 많이 갖고 있거나 말하기의 중요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다. 말하기 교육을 받기 전까지 나라고 달랐을 것 같지 않다.
내가 먼저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매너를 갖추어 말을 걸면 상대 또한 잠시나마 자신의 세계를 내게 보여주었다.나는 그러부터 반년 동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볼리비아, 브라질, 모로코, 스페인을 거쳤다. 인도인 비즈니스맨 아저씨를 필두로 수없이 많은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이때 언어가 통하느냐 아니냐는 부차적인 문제다.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마음을 열려는 태도다. 미리 재단하려는 마음 없이. 여기서 세계를 파악하려는 두 태도의 차이를 읽을 수 있다. 즉 세계를 화분들의 집합으로 파악하느냐, 아니면 하나의 거대한 숲으로 이해하느냐. 좁은 화분을 벗어나 울창한 숲으로 나아가려면 우선 내 마음이라는 화분부터 깨버려야 할 것이다.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된다는 건 내게 그런 의미였다. - 53~54쪽
=== <hr세바시>강연록 - 힘들 때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 ===
<YouTube>https://youtu.be/3Dn05-HrEaE</YouTube>
저는최선을 다해서 인생을 살라고 하는 말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어요. 근데 그 최선을 달리고 또 달리고 쉴새없이 달리는 게 아니에요. 저의 최선은, 최선을 다해서 쫓기는 마음 없이 쉴 때도 있고요. 최선을 다해서 게으름을 부리면서 힘을 비축할 때도 있고요. 최선을 다해서 남의 것이 아닌 내 인생을 살려고 질문을 던질 때도 있고요. 물론 최선을 다해서 달릴 때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맥주를 마실 때도 있습니다. - 78~79쪽
=== <hr책읽아웃>을 시작하다 ===
나는 ‘하면 된다’는 말은 싫어하지만 ‘하면 는다’는 말은 좋아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일단 해보면 조금은 늘것이다. 그리고 해봐야만 ‘아, 이 분야는 나랑 정말 안 맞는구나’하고 판단이라도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지레 겁먹기보다는 해보기나 하자 싶었다. - 94쪽
<hr>=== 내 목소리가 이렇다고? ===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모두가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고 사고한다. 아무리 이타적이고 겸손한 사람이라 해도 두뇌의 저 깊숙한 곳에서는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둔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객관화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사람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해도 내가 한 몫이 더 커 보인다. 나는 내가 한 부분의 모든 디테일과 그에 들인 시간과 매 순간의 판단 과정을 전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남이 한 부분에 대해서 더 열심히 보려는 노력을 해야만 비로소 형평에 맞는다. - 100쪽
아침저녁으로 세수하고 스킨 로션 바를 때 거울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안색이나 표정을 체크하듯이 자신의 말하기를 다시 듣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다. 나는 주로 청소하거나 설거지할 때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책읽아웃>을 들으면서, 부끄러울 때는 갑자기 끄응 하고 신음을 내거나 “아이구 인간아...” 같은 탄식을 뱉어가며 나의 말하기를 거울에 비춰본다. 그렇게 조금씩, 내 안에서 걸어나와 대화 상대로서의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 108쪽
<hr>=== 양질의 대화를 위한 생각들 ===
빌 에반스와 짐 홀의 <인터모듈레이션(Intermodulation)> 앨범
마인드맵은 방대한 내용도 A4 용지 한 장에 가뿐하게 기록할 수 있고 한 눈에 보기도 쉬워서 팟캐스트 진행이나 강연을 할 때 찰떡같이 도움이 된다. 마인드맵은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활발히 사용하기 때문에 내용을 기억하는데도 유리하다. 녹음 전 백지 한 장을 꺼내놓고 꼼꼼히 마인드맵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미 내 머릿속은 명료하게 정리된다. - 126~127쪽
 
<hr>
=== 좋다고 말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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