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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트렌드 2020(책)

5,812 바이트 추가됨, 2020년 5월 31일 (일) 20:59
6. 블록체인 IoT의 미래 가치
=== 6. 블록체인 IoT의 미래 가치 ===
 
IoT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블록체인은 블록과 체인이 없는 블록체인이다. 이러한 발칙한 상상을 하고 있는 기업이 독일의 스타트업 '아이오타'(IOTA, Intermet of Things Application)다. 아이오타는 기존의 블록체인의 시스템을 구성하는 블록과 체인 때문에 수수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트랜잭션의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수수료가 발생하고트랜잭션 속도가 느린 전통적인 블록체인의 구조적 비효율성은 IoT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다고 인식한 것이다.
 
수수료가 발생하면 블록체인이 주장하는 탈중앙화와 P2P 거래의 장점은 일부 상쇄된다. 현재의 수수료는 제3의 공인된 기관이 중앙기관의 역할을 하면서 트랜잭션에 대해 안정성을 보장함으로써 받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기관을 없앤 블록체인에서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블록체인에 채굴자가 있고, 채굴자에게 보상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 수수료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보자. 여러 거래 내역을 담은 비트코인이라는 블록을 만들고, 이를 블록체인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채굴자가 필요하다. 채굴자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블록을 블록체인에 연결시킨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문제는 채굴자들이 수수료를 받게 되면서 더 높은 수수료를 주는 블록에 대한 거래를 먼저 승인한다는 점이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수수료는 점점 비싸지게 된다.
 
단적인 예로 비트코인 전송 수수료와 전송 시간을 공개하고 있는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2019년 4월 3일 기준으로 0.00068BTC(약3,600원)라는 적지 않은 전송 수수료가 필요하다. 만약 전송 수수료로 0.00020BTC(약 1,000원)을 지불하면 비트코인 전송이 12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수수료가 비싸지면 스마트 계약 기반의 사물 간 거래 비용이 올라간다. 디지털 자원의 공유 거래, 개인 간 전력 거래, 자율주행차의 차선변경을 위한 거래, 도시 인프라에서의 자동 거래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높아지면 P2P 거래의 장점도 점차 사라지게 된다.
 
수수료 발생 문제 다음으로 느린 트랜잭션은 사물 간 거래의 완결성을 방해한다. 비트코인은 10분마다 한 개의 블록, 이더리움은 14초마다 한 개의 블록이 블록체인상에 연결된다. 초당 트랜잭션 건수는 비트코인이 2.7건, 이더리움이 15건 수준이다. 이 정도의 초당 트랜잭션 속도(TPS, Transaction Per Second)가 유지된다면 2020년 기준으로 200~530억 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IoT 디바이스가 활발하게 상호 트랜잭션을 시작할 경우 실시간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에도 비트코인 거래 내역 중 블록 용량의 한계 때문에 임시로 보관되는 멤풀(mempool, 거래가 성립되지 않은 트랜잭션이 저장되는 공간)의 사이즈는 2019년 4월 3인 기준으로 50메가바이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0분에 한 번 2메가바이트의 거래 내용을 블록으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멤풀에 저장되어 있는 50메가바이트는 25개의 블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해소될 수 있다. 시간으로 따지면 250분, 4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었던 것처럼 수수료가 높은 거래가 들어오면 채굴자들이 우선 처리를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은 거래는 계속 밀릴 수도 있다. 블록체인닷컴에 따르면 2019년 4월 3일 기준으로 미승인 거래 수는 약 6만 개에 달한다.
 
아이오타는 수수료와 트랜잭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탱글(tangle)이라는 구조를 도입했다. 우선 탱글은 블록이 없다. 전통적인 블록체인은 일정 거래 내역을 블록에 담기 때문에 블록이 만들어지는 시간과 거래 내역이 블록에 담기기까지의 대기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탱글은 개별 거래 내역이 네트워크에 기록되고 기존의 블록 역할을 한다. 블록이 없어지다 보니 블록을 생성할 때 필요한 채굴자가 필요 없고, 채굴자가 필요 없다 보니 수수료도 없어졌다. 수수료가 0원이 되면서 IoT 디바이스의 상시적인 트랜잭션에 대한 부담도 없어질 것이다.
 
탱글에는 체인도 없다. 블록체인은 정합성과 무결성을 위해 블록에 연결되는 체인의 개수가 한 개였다. 하지만 탱글은 다수의 거래 내역이 서로 뒤엉켜 상호 인증하고 검증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체인보다는 그물에 가깝다. 그물로 엮이다 보니 전통적인 블록체인처럼 트랜잭션을 위한 대기 시간은 필요하지 않고, 확장성을 늘릴 수 있다. 네트워크 확장성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사용량이 증가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탱글의 도입을 통해 아이오타는 IoT 친화적인 블록체인 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오타는 블록체인의 개선 방안을 찾아 나선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불린다. 블록체인도 완벽한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미래에 더 나은 기술을 이용해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기술이다. 아이오타의 케이스처럼 블록체인은 점차 진화할 것이다. 미래에 우리 앞에 다가올 블록체인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게 될지 기대가 된다.
== 제5장 콘텐츠, 블록체인을 만나다 ==